99년 쯤이었던 걸로 기억해 난 키작은 2학년짜리 중딩이었고 그때 mp3가 처음 나왔고 우리 반에 좀 산다는 뚱땡이가 그걸 가져와서 자랑을 했지 난 운좋게도 그 놈 짝궁이었고 걘 그걸 내밀면서 내게 말했어 “요샌 이런 걸 들어줘야 돼” 그래서 귀에 꼽은 이어폰에서는 웬 남자가 육두문자를 씨부려댔고 난 그때부터 하루종일 그것만 들었어 나중에 알게된 그의 이름은? 조pd 그때 아마 뉴스에도 나왔지? 가사에 쌍욕이 한 바가지씩 들어있는 음악 표현의 자유가 어쩌고 저쩌고... 어찌됐든 그걸 계기로 난 꿩 대신 닭이라고 중고 cdp를 샀고 그 다음 바로 dr. dre chronic 2001 cd를 구매 1년 정도 후에 내 친구들은 크게 두 파로 갈리게 돼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애들과 반대로 하루종일 리니지 얘기로 시간을 죽이는 애들로.. 근데 난 어디에도 끼지 않았어 수업시간 제일 구석자리에 앉아서 교과서로 얼굴을 가리고 몰래 cdp만 들었어 담인은 넌 커서 대체 뭐가 될라 그러냐고 대책없는 놈이란 듯이 날 봤지만 지금의 난 이렇게 yo microphone 1, 2 check check
hiphop, hiphop 보통 음악보단 좀 더 검은 빛깔 hiphop, hiphop 펜을 움켜쥐어 가살 쓰던 매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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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쯤이었던걸로 기억해 난 보통 키의 2학년짜리 고딩이 됐고 하루도 안 빼먹고 혼자 프리스타일랩을 했어 우리집 지붕이 날아갈 정도로.. 동생은 시끄럽다며 악을 썼네 ‘꽥꽥’ 그래도 난 신경 안 쓰고 랩랩.. 우탱클랜부터 갱스타까지 내가 코흘리개 때 발매된 음악들을 들으며 수업시간을 때웠네 그 시기는 완전히 내 인생의 황금기 힙합 클래식들을 발견할 때마다 기뻐 날뛰었지 금을 찾은 광부처럼 난 말랐었지만 음악 덕분에 영혼은 더 살쪘지 그때 난 선생들이 포기한 놈이라 그냥 대놓고 cdp를 들었고 그 해 여름 동대문에서 학생들을 위한 랩대회가 열렸어 원선형님이 사회보던 그 무대위에 나도 오르게 됐지 그 무댈 위해 난 처음으로 비트와 가사를 썼지만 정작 무대에선 긴장해서 다 까먹었지 그 날 이후 일주일 정도 우울모드였지만 그 때문에 더 열심히 연습모드 그 해 11월 23일 친구 놈이 생일 선물로 사준 아푸라 2집 Life force radio가 내 고막을 쉴 새 없이 때리고 그 후 벌써 10년이 지났어 시간이 진짜 빨라 마치 롤러코스터 그리고 지금의 난 그 앨범 7번의 트랙 제목처럼 I'm a Lyrical mon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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