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너에게
우연히 마주친 그 기억 저편의 너
내가 사랑했던 찰나의 순간들
조금 더 아끼려다 결국 전하지 못한
뭉툭해진 몽당연필로 그려보는 그림처럼
너의 가장 깊은 마음이 되고 싶어서
언제나 나를 싱그럽게 만드는 너의 이름
내가 사랑하는 계절에 너의 이름을 적으며
너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았던 깊은 외로움
봄인 줄 알았는데 네가 오고 있었나 봐
어디쯤이야, 나도 너에게 가는 길인데
끝, 그리고 시작 그 중간 어디쯤에 서서
그날의 온도를 기억하는 건 나의 손끝뿐
없어진, 잊혀진, 잃어버린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