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7.182] 퇴근하는 길에 한쪽 눈을 구기며 [00:39.339] 허름한 와이셔츠에 단추를 풀으네 [00:41.444] 집으로 향하던 발길을 조금 돌려 [00:43.611] 한강변으로 쓸쓸히 [00:44.756] 피곤해진 발을 구르네 [00:45.897] 앙상해진 내 손목을 바라봐 [00:48.097] 거의 다 아물어진 동맥의 흉터 [00:49.971] 늦가을 바람에 어깨를 조금 털어 [00:52.258] 툭 튀어나온 광대뼈를 손으로 훑어 [00:54.726] 친구도 잃었지 사랑도 잃었지 [00:56.756] 원대한 꿈 따위는 잠시 뒤로 미루었지 [00:58.977] 시간은 처음부터 나를 기다리지 않았지 [01:01.458] 하나뿐이야 도 내게 허락하지 않았지 [01:03.403] 세상에 천재들을 모독하고 [01:05.207] 나 왜 이모양일까 부모님을 원망하고 [01:07.205] 또 감사하고 또 원망하고 [01:09.089] 또 감사하고 또 원망하고 [01:11.530] 내가 숨이 끊어졌을 때 [01:13.024] 날 위해 울어줄 사람 [01:14.156] 열손가락도 채 안되는거 같애 [01:16.138] 순간의 위로가 담배와 술이라는게 [01:18.250] 멋지게 느껴졌다가도 참 엿 같애 [01:20.262] 세상에 나혼자라는 생각이 맴돌았어 [01:22.703] 소름끼치게 눈물겨워져 [01:24.868] 누가 날 잡아줬으면 해 어지럽네 [01:27.032] 나 지금 저 강물에 떠내려 갈 것 같애 [01:30.206] 이젠 널 놓아줄 때 인거 같아 [01:34.565] 이젠 보내줄께 널 보내줄께 [01:38.746] 이젠 널 보내줄 때 인거 같아 [01:43.506] 이젠 보내줄께 널 보내줄께 [01:46.530] 잘가 세상아 [01:52.007] 이젠 보내줄께 널 보내줄께 [01:55.365] 잘가 세상아 [02:00.867] 이젠 보내줄께 널 보내줄께 [02:04.390] 포기했던 포기 패배했던 패배 [02:06.519] 지는 일에 너무 익숙해진 거 같아 [02:08.514] 무너지는 각오 계속되는 낙오 오 [02:11.179] 모두에게 나는 짐인거 같아 [02:12.922] 청춘은 계속 달아나 나를 버리고 [02:15.216] 두려움은 계속 자라나 나이를 먹이고 [02:17.313] 창을 열어도 속이 답답해 [02:19.558] 공기조차 나를 미워하는거 같아 [02:21.795] 실패한 사랑에 날카로운 파편은 [02:24.351] 폐에 박혀 숨 쉴 때마다 날 찔러 [02:26.193] 믿었던 사람에 데인 기억은 [02:28.194] 칼이 돼서 날 위협해 [02:29.229] 방구석으로 밀어 [02:30.520] 상처가 무서워서 만남은 두려워 [02:32.695] 외로움이 두려워서 혼자는 무서워 [02:34.905] 이토록 고독한 인생이 난 싫어 [02:36.950] 내게 빌어먹을 하루조차 길어 [02:39.544] 이제 난 너무 지쳤어 [02:41.221] 한계라는 벽에 많이 부딪혀서 [02:43.485] 세상에 폐만 끼쳤어 [02:45.075] 떳떳하게 살아보려고 [02:46.709] 나 많이 노력했지만 [02:48.145] 맨정신으로 숨 쉬기도 어려워져서 [02:49.967] 결정했어 지독하게 술에 쩔어서 [02:52.230] 삶에 끝에 몸을 던졌어 [02:54.188] 심장이 멎을 만큼 세게 부딪혔어 [02:57.287] 이젠 널 놓아줄 때 인거 같아 [03:01.924] 이젠 보내줄께 널 보내줄께 [03:06.128] 이젠 널 보내줄 때 인거 같아 [03:10.697] 이젠 보내줄께 널 보내줄께 [03:14.157] 잘가 세상아 [03:19.025] 이젠 보내줄께 널 보내줄께 [03:22.515] 잘가 세상아 [03:27.999] 이젠 보내줄께 널 보내줄께 [03:36.453] 이젠 보내줄께 널 보내줄께 [03:45.287] 이젠 보내줄께 널 보내줄께 [04:23.650] 지독한 꿈을 꿨어 [04:25.050] 견딜 수 없이 긴 꿈 속에서 [04:26.443] 난 관 속에 갇힌 시체였어 [04:28.134] 아무리 소리지르고 발버둥 쳐봐도 [04:30.342] 그 어둠속에서 난 벗어날 수 없었어 [04:32.542] 그리고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하면서 [04:34.927] 기억들도 하나둘씩 지워졌어 [04:36.878] 점점 흐려졌어 무서워 졌어 [04:39.082] 갑자기 내가 지워지는게 두려워 졌어 [04:41.229] 정신이 번쩍 들고 몸이 소스라쳤어 [04:43.464] 갈증은 심해지고 허린 구부러졌어 [04:45.702] 살아야겠다는 희미했던 의지가 [04:47.729] 다시 너울 속 파도쳐럼 [04:49.229] 거세게 몰아치면서 [04:50.361] 생과 사 사이의 저울질 [04:52.236] 균형은 깨졌어 난 숨을 퍼붇지 [04:54.489] 악착같은 생에 의지는 아니더라도 [04:56.646] 숨을 거두기는 싫어 다시 살고 싶어